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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축농증 내시경 수술 후기 1편] - 수술전날입원, 준비물, 수술 설명 및 주의사항 솔직 기록 (쓸데없는 디테일 포함)

페인트레인 2023. 9. 10.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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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가 되어 드디어 수술결정을 하게 된 이유

초등학생 때부터 나를 괴롭혀왔던 축농증.
이비인후과를 거의 맨날 방문했던 그때부터 나의 코 구조가 꽉 막힌 지하실 같으므로 수술해야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때당시 나는 너무 겁이 많아 계속 수술 오퍼가 있을 때마다 거절해 왔다.

그리고 성인이 된 후 한 10년간 목 뒤로 넘어가는 농 빼고는 별 다른 문제 없이 생활을 할 수 있었는데 2020년 겨울 감기가 심하게 온 후로 한 6개월 동안 티슈박스를 100통 이상 사용하면서 노란 콧물을 풀면서 콧속 악취와 함께 지내야 했다. 그나마 재택을 해서 견딜만했다. 이때는 코로나가 유행이었기에 절대 병원에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어쩌다 괜찮아진 축농증 증상.


그로부터 2년 후 코로나에 걸리면서 또 축농증이 심하게 찾아왔다. 이번에는 오른쪽 눈까지 영향을 받아 심한 두통에 시달려 평상시 일에도 집중을 할 수 없었다.  이때 대학병원으로 가서 약물로 치료를 시도를 해 보았지만 5개월 처방한 항셍제로도 전혀 나아질 가망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 수영을 시작했기에 최대한 수술은 피하고 싶었다.
이상하게도 항셍제를 끊으니 축농증 증상도 완화되기 시작.

하지만 역시 그 후로부터 1년 후 또다시 축농증의 재발. 이번에도 두통이 엄청 심한 놈이 왔다. 동네 이비인후과에 가니 당장 수술이 필요하다고 의사 선생님이 그러신다. 어떻게 이 코를 가지고 이제까지 버텼냐고 많이 이러시면서 당장 수술날짜를 잡자고 했다. 해외 출장과 중간평가스케줄 때문에 나는 그날로부터 2개월 후 수술 날짜를 잡고 만성 축농증을 완전 떼어버리자고 결심했다.  하늘의 뜻이었나, 마침 수술하는 달부터 3개월 동안 수영장이 잠시 휴강을 한다. 나이스 타이밍.  
 

수술 2주 전

이비인후과 외래로 와서 CT 스캔, 알레르기 테스트, 후각 테스트, 엑스레이, 피검사 등등 후다닥 수술 전 준비 완료.
 

수술 하루 전
경희의료원 이비인후과입니다 , 수술로 입원 전 코로나 pcr검사는 2023.09.01부터 시행하지 않으셔도 입원수속이 가능합니다 (보호자도 안 하셔도 됩니다). 단.  코로나 증상(열, 기침, 가래)이 있으면 검사를 하셔야 합니다 

나이스. 다행히 PCR 검사는 하지 않아도 되었다.
 
오후 4시에 입원. 2인실 창가 쪽. 다행히 끝쪽 병실이라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다음날 오전 8시 수술이라 오늘 00:00부터 물 포함 금식을 해야 했다. 저녁밥은 부모님과 함께 병원 내에 있는 '죽이야기'에서 닭계란덮밥을 먹고 병실로 돌아와 병원밥도 조금씩 먹었다.

오늘 오전에 헬스장에서 가슴과 하체 후회 없이 털어준 것을 탄단지로 열심히 보충해 줘야지 ㅎㅎ
 
저녁식사 후 내내 병실침대 위에서 뒹굴거리면서 엄마랑 얘기하다가 8시 반에 아주 편하게 잠들.. 려다가 9시에 갑자기 호출. 수술 전 수술에 대한 설명을 듣기 위해 교수님을 뵈러 갔다.
 
교수님은 15분 내로 정말 많은 정보를 퍼부으셨다. 이 정보가 부비동/비중격만곡증 수술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비중격만곡증/ 부비동염(축농증) 수술과정 및 수술 후 주의사항

 

전신마취과정 중 발생할 수 있는 합병증

1. 치아손상가능성
전신마취를 할 때는 심장과 폐가 같이 잠들게 된다. 잠들면 숨을 못 쉬기 때문에 숨 들어마셨다 내셨다 하는 빨대 같은 것을 목구멍에 집어넣어 호흡을 도와주게 한다. 관을 넣는 과정에서 만약 흔들리는 이가 있다면 이가 몇 개 없어질 확률이 높다고 한다.. what?? 수술 들어갈 때 흔들리는 치아가 없어야 한다. 조심!
 
2. 심폐기능 저하 가능성
다행히 이비인후과 수술은 짧은 수술이라 심폐기능 저하 가능성은 낮지만 암수술과 같이 20시간 이상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후 심폐기능이 살짝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비중격만곡증과 부비동염 같은 이비인후과 수술 같은 경우는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기 때문에 수술 후 심폐기능은 회복 가능할 수 있다고 한다. 휴, 수술 한 달 후 유산소 좀 신경 써서 해줘야겠다.
 
내 오른쪽 코가 약간 휘어져 있기 때문에 현재 오른쪽 코막힘이 왼쪽보다 더 심할 수 있다고 진단을 받아서 교수님이 비중격교정도 해주시겠다고 결정하셨다. 그래서 나는 2개의 수술을 동시에 할 계획이라고 한다.
 

비중격만곡증 수술 설명

휘어져 있는 코를 연골을 똑 부러트려 다시 세우는 수술.  
코를 부러트리면 깁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양쪽에 판때기 같은 것을 대놓을 예정. 코 사이에 두 개를 껴놔서 똑바로 맞춰서 1주나 2주 동안 넣어둘 예정. 그리고 수술 끝난 후 왕솜을 지혈을 위해 넣어둘 계획.
그리고 혹시 비중격교정 수술을 하다가 뼈를 뿌러트리고 뼈를 빼내는 과정 중에서 통뼈 빼내다가 점막이 찢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교정해 주는 실리콘 판때기를 좀 더 오래 가질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거는 교수님이 부러뜨린 뼈를 잘 빼내시겠지만 어쩔 수 없이 찢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비중격수술은 코성형이 아니라고 한다. 코성형을 하면서 비중격을 같이 한다고는 하지만 비중격을 하면서 코가 외면으로 달라지지는 않는다고는 한다. 뭐 괜찮아 굳이 내 코에 대한 불만은 없었으니깐. 

부비동(축농증)내시경 수술 설명

축농증 비수술 기본치료: 코 세척과 약물 치료이지만 지금 수술을 하는 이유는 현재 입구가 꽉 막혀있는 상황.
부비동이 4개가 있지만 농이나 폴리/사마귀가 자라서 입구가 꽉 막혀있어 세척과 항셍제가 도달을 하지 않아 치료가 불가능한 상황. 그래서 수술하는 이유다.

그래서 수술하면서 입구를 터준다고 하는데 이 수술의 목적은 축농증을 다시는 안 생기게 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감기가 걸리고 다시 완치했을 때 또 감기가 걸릴 수 있다. 그리고 축농증도 다시 걸릴 수가 있는데 그때는 코세척과 항생제 치료로 증상이 좋아질 수 있는 상태를 만드는 게 이 수술의 목적이다. 

옛날에는 이 수술을 잇몸을 깨부수고 들어갔다고 하는데 다행히 기술로 발달이 되어 모든 부비동 수술은 간단하게 내시경으로 진행.

 

내시경 수술하면서 내가 아니라 의료원들이 주의해야 할 점
  1. 후각신경이 코 쪽에 진행되어 있기 때문에 신경을 잘못 건드리면 내가 더 이상 냄새를 못 맡게 될 수 있다고 한다.
  2. 코 옆에 바로 눈이 있기 때문에 잘못 건드리면 물체가 두 개로 보이거나 눈동자 굴리는 게 안될 수 있다고 한다
  3. 부비동 이마 쪽 수술을 하다가 위쪽에 있는 뇌 바닥을 잘못 건드리게 되면 뇌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이 새어 나올 수 있다는 점.

초기에 내시경 수술이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있었던 케이스들이라고 한다. (이것을 나에게 굳이 설명할 필요가 있었을까? 더 긴장하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 내시경수술은 개발된 지 2~30년이 되어서 기술이 많이 발달된 상태. 수술을 할 때 CT 영상을 옆에 틀어놓는데, 내시경을 코안에 집어넣으면 CT 영상에  X, Y, Z 축상에서 어디 수술하고 있는지 표시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주위에 있는 신경들과 눈 주위 근육들을 다 보면서 수술을 진행한다고 한다.  
그래서 위 3개의 사고 케이스는 굉장히 낮지만 그래도 설명만 주신 거다. 
 

수술 후 지켜야 할 주의사항

얼굴에 눌리는 행위 하지 말 것. 예)  안경, 선글라스 등을 쓰면 안 됨. 엎드려 잠자는 것 금지. 안경 때문에 코를 지탱해 주는 실리콘 판이 눌릴 수가 있기 때문에 비중격수술 후는 끼면 안 된다. 
 
코 쪽으로 압력이 가하는 행위 금지. 코가 빨개지는 행동 및 얼굴에 피 쏠리는 행위 금지!
최소 2주 정도는 꼭, 꼭 지켜야 하고 한 달 동안도 방심하지 말고 주의하기.
예) 술 금주, 담배 금연, 무거운 운동 금지!


코에는 혈관이 풍부한 공간.
수술 후 제일 조심해야 할 코피!

남성분들(+물론 운동하는 여성분들 포함):  역기, 헬스 등등 무거운 것 들기 금지. 조깅도 금지. 조깅을 하면서 가래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침 뱉는 행위에서 코 혈관이 자극될 수 있다. 물론 요가나 필라테스도 하지 말라고 하신다.

꼭 해야 하는 운동이 아니면 2주 정도는 무조건 금지. 한 달 동안은 주의!
(하, 가슴 아프다. 이제야 아주 약간 살짝의 무게 치기 시작했는데.. 이제야 시작인데.. 한 달 동안 금지라니 ㅠㅜ 슬프다)
 
여성분들: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 마라탕, 떡볶이 매운 거 먹으면서 코 빨개지는 음식 안됨.

머리 감을 때  앞으로 숙여 머리 감기 금지와 사우나 금지!
 
1주일 동안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보통 수술 후 환자들이 1주일 후 외래 올 때 소독을 하면서 잘 회복이 되고 있다고 교수님이 그러실 때 바로 방심하고 코에 피 쏠리는 행동을 생각 없이 하다가 코피가 나서 병원을 자주 드나든다고 한다. 그래서 꼭 기억하고 조심하자.
 

코피가 날 때 대처법!

코피 나면 피가 얼마큼 나는지 양을 측정해야 한다.
고개를 한쪽으로 숙여서 피가 나오는 양을 본다.
쫄쫄 쫄~ 똑똑똑 흐르면 정맥이나 모세혈관이 터진 거라 그것은 병원 오는 길에 자연지혈이 된다.
그러니 그때는 병원에 굳이 안 와도 되고 솜이나 휴지로 평소 코피 날 때처럼 지혈해 주면 된다.
그냥 살살 닦고 찬물로 씻고 얼음 찜질 해주면 좋다.
 
그런데 코피가 뿜어져 나온다?
얼만큼이냐면 호수 터진 것처럼, 아니면 종이컵이 순식간에 차 오르는만 컴 콸콸 쏟는다? 상상만 해도 무섭다.
이것은 동맥이 터진 것이다. 이것은 지혈이 안되므로 응급실로 당장 가야 한다.

출저: <Rejected> by Don Hertzfeldt


응급실로 가면 뺐던 왕솜을 다시 콧속으로 넣어 지혈을 하도록 하거나 아니면 전기칼로 콧속을 지지면서 지혈을 한다. 후자가 더 가능성이 크다. 이것도 상상만 해도 너무 고통 스러 울 것 같다. 또 지질 때 나는 냄새는 얼마나 고약할까.

게다가 응급실에는 마취과 의사가 계시지 않기 때문에 따로 부분 마취는 하지 않으므로 전기칼로 콧속을 지지는 고통은 참으면서 지혈을 해야 할 거라고 말하신다. 와 이건 정말 당하고 싶지 않다. 운동이 아주 고파도 코피 안 나도록 정말 조심해야겠다.
 
여담이지만 여기 대학생들이 코수술받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자취방에 삼다수 물을 들고 올라가다가 동맥이 터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여 응급실에 종종 드나든다는 말씀을 하셨다. 삼다수 6팩만큼의 무거운 것도 절대 들지 말라고 하셨다.

또 택배 일, 무거운 짐 들기, 이사 등등 그런 일들 다 피하기를.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코 피 안 나게, 코피가 날 수 있는 모든 행동을 금지하고 안경 피하고 최소 1주일은 정말 회복에 집중을 해야 한다.
 

수술 끝나고 코상태

수술 후 이틀 동안은 굉장히 힘들 거라고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코가 완전히 꽉 막혀 입으로 숨셔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신다.

이틀 후에 왕솜을 뺀 후에도 1주일 정도는 점막이 붓기 때문에 코막힘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한다.

수술 후 왕솜을 넣기 전에 깊은 곳에 녹는 솜을 넣는다고 하셨다. 이 녹는 솜은 콧물이 나면서 서서히 녹는다고 하는데 이것은 수술 후 딱지 지면 딱딱하게 굳어서 상처가  다시 나서 피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녹는 솜을 충분히 넣어서 점막을 촉촉한 상태로 만들어 딱딱하게 굳는 것을 방지해 준다고 하셨다. 녹는 솜이 있는 동안 숨 쉬는 과정에서 목뒤로 넘어갈 수도 있고 그러면서 알갱이가 씹힐 수도 있다고 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한다.
그리고 외래에 방문할 때마다 회복되는 거 보면서 조금씩 뺀다고 한다. 이 녹는 솜 때문에 코가 항상 좀 막혀있을 거라고 하신다.
 
그리고 나는 10월에 출국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수술 후 비행기는 언제 즈음 탈 수 있냐고 물어봤다. 비행기를 탈 때 귀는 조금 아플 수 있다고 하셨지만 수술 후 한 한 달 정도면 안전하지 않을까라고 대답하셨다.
 
이 모든 설명 후 내일 수술을 위해 코털을 깎으러 무섭게 생긴 의자에 앉았다. 그래도 코털 깎는 거 생각보다 무섭지는 않았고  은근히 웃기면서 시원했다. 살면서 코털을 깎아본 적이 없는데.
 
모든 것이 끝난 후에 다시 병실로 돌아온 나는 너무 피곤했기에 낯선 곳에서도 빨리 잠들 수 있었다.
방금 들은 설명들을 너무 되새기지 않고 걱정 없이 '내일 잘 되겠지 뭐'라는 생각과 함께.
 
 
 

[축농증 수술 솔직 후기 2편] - 수술당일/4일 경과 일기 (쓸데없는 디테일 포함)

축농증 수술 전날 글 및 수술설명과 주의사항을 읽고 싶으면 여기 참고! 2023.09.10 - [유지어터] - [축농증 수술 솔직 후기 1편] - 수술전날입원, 준비물, 수술 설명 및 주의사항 솔직 기록 (쓸데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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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가져오라고 했던 준비물:
1. 입원 시 준비

세면도구, 미끄럽지 않은 실내화, 물통, 물컵, 휴지, 틀니 보관통, 기타 개인물품 및 보호자용 침구는 준비해 오셔야 합니다.
매니큐어 및 네일젤은 반드시 제거하고 오십시오.


2. 입원 시 반입금지 물품

날카로운 도구(과도, 커터칼, 접이식 칼 등), 인화성 물질(성냥, 라이터, 부탄가스 등), 담배, 술 반입을 금지합니다.

 

가져가면 정말 좋았을 듯 한 준비물:
  • 눈가리개나 귀마개 - 2인이상 병실이면 항상 간호사가 왔다 갔다 거리면서 환자들을 체크하기 때문에 불이 막 켜지거나 말씀을 많이 하시기 때문에 잠을 잘 자고 싶다면 눈가리개와 이어 플러그 필수!
  • 미니 가습기 - 목마름 방지용. 이것은 수술 후 더 필요했다. 입으로 숨을 쉬어야 했기 때문에 목이 너무 마름..
  • 거북목 베개 - 이것도 수술 후 누워 자지 않고 좀 몸을 일으켜 자야 했기 때문에 거북목 베개가 딱 퍼펙트 한 높이로 목을 편하게 해 줄 수 있었다.
  • 핸드폰 이어폰 - 핸드폰으로 영상 볼 때 옆사람 쉬는 거 방해되지 않게 꼭 챙기기! 

 


 
유지어터의 체크리스트
수술전날 오전 인바디 체크(헬스시작 후 5개월 동안의 변화):
체중: 61kg (+4.3kg)
골격근량: 26kg (+0.9kg)
체지방량: 14.2kg (+ 2.9kg)
 
 
수술 후 회복하는 동안 목표:
단백질 충분히 섭취하면서 골격근량 유지하고 "가벼운" 유산소로 체지방량 감량하자. 단음식 끊기.
어깨와 고관절 충분히 풀어줘서 한 달 후 스쾃/벤치/데드 문제없이 준비.
BMI가 표준이상으로 넘어가려고 한다. 정신 차리자.
한 달 후 천천히 또 중량 올리면 돼. 너무 아쉬워하지 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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